Cannibal Corpse - Kill


(2006, 미국, Metal Blade/도프 뮤직)

데쓰 메탈, 특히 플로리다를 배경으로 탄생했던 브루털 데쓰 메탈이란 장르는 태생도, 태도도 전형적인 언더그라운드-마이너리그의 것이다. 그런 음악이 1990년대 초반, 반짝 오버그라운드로 떠올랐다는 것은 오히려 이 음악에게 있어서는 독이 되었다. 메이저 레이블의 막강한 돈이 얘들에겐 금지약물 복용과 같은 결과가 되어 돌아왔다.

덕분에 잘하던 애들 중 상당수가 계속 살벌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세련되지도 않은 그저 그런 음악만 억지로 내놓다가 사라져버렸다. 그나마 "Deicide" 정도나 처음과 끝이 같은 모습을 보인 정도다. 근데 16년간 늘 똑같은 모습이라는 것도 은근히 지루하다(모든 예술가들의 끝없는 딜레마!). 이런 와중에 뉴욕주 출신의 "Cannibal Corpse"는 참으로 놀랍고도 재밌는 존재다. 플로리다와 지역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인지 몰라도 20년간 꾸준한 브루털리티를 생산하고 있지만, 늘 작지만 지속적인 변화도 잊지않는다.

얘들도 1990년대와 2000년을 사이에 둔 시점에선 상당히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작곡, 연주, 녹음 모두 답보하는 상태를 보여주면서 은근히 "Obituary"의 뒤를 따를 것으로 예상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녀석들 기특하게도 스스로를 넘어섰다. 『The Wretched Spawn』(2004)에서 보여준 베테랑 다운 음악성과 젊어진 사운드 프로듀싱은 밴드에 새로운 전기를 가졌왔다.

신보 『Kill』 역시 전작의 활기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전작에 비해 더욱 단순해졌다. 그러나 곡의 면면이 만만치 않다. 이런 계열 밴드들에서 보컬을 제외한 멤버 교체는 큰 의미 없다고 하나, 그래도 밴드를 한결같이 지켜온 "Jack Owen(기타)"의 탈퇴는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밴드는 새로운 기타리스트로 "Pat" 이전 멤버였던 "Rob Barrett"을 영입했다. "Jack"이 리드 기타를 전담하던 시절의 멤버를 영입했기에 리프는 더욱 단단해졌고, "Pat O'Brien"은 거의 전 곡에서 솔로를 도맡고 있다. 리듬감을 강조한 신보의 분위기 덕분에 밴드의 음악 속에서 점점 입지를 키워가던 베이스는 이제,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전면에 등장했다. 덕분에 사운드는 더욱 기름져졌고. 기름진 사운드는 더욱 여유있는 보컬 "George 'Corpsegrinder' Fisher"에게서 더욱 증폭된다.

"Deicide"로 거처를 옮긴 "Jack Owen"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시체 분쇄기(Corpsegrinder)"가 가입한 이후 "Cannibal Corpse"의 모든 음반 중 가장 맘에 드는 음반이 탄생한 것이다. 음반에 대한 평가는 시대와 맞물린다. "Chris Barnes"가 재적했던 1990년대 초반의 음반들은 시대의 조류를 앞섰고, 또 선도했기에 중요하게 취급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Kill』음반은 시대적인 선구자의 자리를 가질 수 있는 음반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요런 거 다 제끼고 음악만 본다면 (개인적으로) 『Kill』음반은 "Cannibal Corpse"의 20년이 넘는 역사를 통해 작곡, 연주, 녹음, 등 모든 면에서 가장 빼어나고 중요한 의미를 가진 지점이 아닐까 싶다.










P.S.
지난 일주일 간 너무 정신 없다보니 글을 쓰다 말다 한 게 너무 많았다. 그래서 다시 보니 도대체 무슨 얘기 하고 싶었던 건지 나 자신도 좀 헷갈린다. 확실한 건 『Kill』음반이 상당히 흡족하다는 거다.

P.S. 2
지난 음반 『The Wretched Spawn』에 대한 얘기는 요기서 확인할 수 있다. 사실 그 때, 때가 때였는지라(2004년 4월!!!). 문제는 여전히 그 저주받은 애들이 아직도 목에 힘주고 있다는 거다. (더 나아가 그 때 잘했다며 서울시장 경선에서 당신은 그때 뭐 했냐며 서로 떠들어댔다고... 그래봐야 니들 다 니미 뿡이다!!!!) 그러고 보니 "Cannibal Corpse"의 신보 제목도 '죽여라!'네. 신기하게 내가 하고 싶은 말들을 제목으로 쓴단 말이지..... ㅋㅋㅋ   

Posted by 헤비죠

2006/04/16 14:54 2006/04/16 14:54
Response
0 Trackbacks , 0 Comments
RSS :
http://heavyjoe.ddanzimovie.com/rss/response/26

Trackback URL : http://heavyjoe.ddanzimovie.com/trackback/26

Leave a comment
[로그인][오픈아이디란?]
« Previous : 1 :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47 :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