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미국, Relapse)
"Mastodon". 2004년 그들의 두 번째 정규 음반을 접했을 때, 나는 그냥 뻑 가버렸다. (그 얘기는 여기에서 확인하시라) 무지막지한 필인의 연속으로 만들어진 살벌한 드럼의 질척질척한 연주는 소설 『백경』의 지루한 사투 그 자체였다. 이후 "Mastodon"은 "Slayer"를 비롯해서 나름대로 한 살벌한다는 양반들의 투어에 자주 초대받으며 무대를 장악해갔다.
이들의 첫 번째 EP였던 『Lifesblood (2001)』과 당시 녹음된 곡들을 리믹스, 리마스터링 하여 2006년 2월 내놓은 것이 바로 본 음반이다. 첫 녹음이라 허술할 것이라 생각한다면 그야말로 오산! 쓰래쉬-데쓰 계열과는 질적으로 다름에도 절대적으로 청자를 극한으로 몰고가는 드러밍의 난타는 이미 이때부터 확실하게 자리잡고 있다.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필인과 정교한 심벌웍의 드러밍은 흔히 말하는 "Rush"로부터 이어지는 프로그레시브 메탈 방면("Mike Portnoy"가 요즘 이 쪽에서 젤 잘 나가는 것 같은데)의 그것과는 또 다른 의미다. 다시 들어도 이것은 난타다. 그러나 매우 심하게 정교한 난타다. 그래서 조금의 허술함이나 박자의 엉킴 따위는 애당초 기대할 수 없다. 지금보다 킥드럼의 사용이 조금 많은 것 같으나 트윈 페달을 100m달리기 하듯 죽도록 밟아대는(데쓰 동네에서 흔히 하는) 연주와도 전혀 다르게 숨 막히는 긴장감을 만든다. 도대체 첫 EP 녹음부터 이렇게 완성도 높은 드럼 연주를 들려준다는 게 말이나 되는지, 원.
흔히 Doom, Sludge Metal의 카테고리에 집어넣어지는 "Mastodon", 그러나 드러밍 만은 이 계열의 스타일에서도 자유롭다. 이들을 Sludge로 분류하는 사람들의 기준은 아마도 1970년대의 아이템이 느껴지는 기타와 베이스의 연주일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 음반만을 본다면, 그 역시도 심하게 왜곡된 음들의 나열에 가깝기 때문에 Sludge로 불리는 여타 밴드들과 단순 비교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보컬 역시 마찬가지. 목에서 피라도 터져나올 듯 저음으로 소리치는 이 목소리는 딱히 그로울링도 아니고, 샤우트도 아니다. 양자를 잘 섞어서 아무도 못 따라하게 만든 목소리? 정말 "Mastodon"의 "Mastodon"만이 만들 수 있는 "Mastodon"을 위한 음악,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다.
개성이라는 면에 있어서는 현존하는 모든 록/메탈 밴드 중 가장 독특한 위치에 자리잡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음반은 총 9곡에 28분을 조금 넘기는 러닝타임이다. 현재의 그들과 비교한다면 분명히 훠~~~얼~~~씬 더 엄청난 혼돈을 선사하는 음반이기 때문에 여기서 더 길었다면 아마 돌아버렸을지도 모르겠다. 3분을 상회하는 정도의 곡 길이는 정말 얄미우리만치 청자들의 놀라움 속에서 즐기는 데 딱 맞는 시간이다. 이보다 짧았다면 특이한 척 하다가 말아버리는 느낌일 것이고, 길어지면 귀를 닫아버릴 것이다. 귀신같이 청자의 속성을, 아니 내 귀를 간파하고 곡을 만든 듯 느껴진다.
이 음반을 듣고나니 나를 미치게 했던 지난 『Leviathan (2004)』이 "Mastodon"으로서는 정말로 정제된 음악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쉽게 다가갈 순 없지만, 중독되면 헤어나오기 힘든 독특한 헤비 뮤직이다. 무정형, 혼돈, 그속에서 느껴지는 알 수 없는 쾌감. 28분간 망치로 두들겨 맞으면서도 내내 느껴지는 짜릿함(무슨 변태같다. 그런 거 아니야.... --;), 그거다!!!!
P.S.
개인적으로『Leviathan』 프로모션반을 가지고 있는데, 그 프로모션반보다도 심각하게 심플한 속지. 이번엔 멤버들의 이름이나 사진 한 장도 없다. 뭐 좀 있어보이는 듯 하면서도 별 의미없는 듯 떨렁 놓인 이미지 몇 개 뿐.
P.S. II
Relapse의 음반을 라이센스로 발매하던 Ply-zen이 해외음반 사업을 접으면서 이 음반을 수입반으로 구할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다. 골수 메탈팬과 골수 퓨젼 재즈팬(특히 GRP에서 뻗어나간 어덜트 컨템포러리 인스트루멘틀)을 위한, 진짜 괴짜들의 취향을 너무나 잘 맞춰주던 Ply-zen이 사라지니 음반 사느라 지갑은 나날이 더 가벼워진다. 그래서 결심하고 mp3로 들었으나, 듣는 도중에 나도 모르게 주문을 하고 말았었다는 후문이............... T.T
Posted by 헤비죠


